왜 하필 이 제목이죠? 02. GS25 계동점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았을 그런 순간을 언어로 규정하고 그것을 전달하고 또 감복시켜 정체를 알 수 없이 뜨거워져야만 하는 혹은 그렇게 기필코 해내야겠다는 나의 삶에 내가 겪고 들은 어제의 것은 명백한 유일함이라 글로 남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순간과 시간의 것들이 고스란히 잔상으로 잔흔으로 또 잔음으로 가득 남아있고 이것을 글로 기록하고 마침표를 찍어낼 즈음에는 사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듣고 보고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나누고자 하는 우리의 마음 그 자체이기에 법이 아닌 마음을 나누고자 합니다.


<왜 하필 이 제목이죠?>


우리가 만난 우리의 아주 사적인 예술가들.
2. GS25 계동점








CHAMBER: 소개를 해달라.
GS25 계동: 정미자. 77세다. 북촌에서 GS25 계동점을 운영하고 있다.


CHAMBER: 현재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였나?
GS25 계동: 가정 주부였다. 젋은 시절부터 미국을 오가며 해보고 싶은 다양한 것들을 접하고 즐기며 살았다.








CHAMBER: 처음 시작한 일인가?
GS25 계동: 그렇다. 65세가 되어 처음으로 가진 직업이다. 처음 시작한 이 일이 내게는 천직이다. 원체 사람 만나기를 좋아했고 삶의 원동력이 될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CHAMBER: 어떤 계기로 원동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GS25 계동: 문득 나이가 들어 경로당을 오가는데 내 삶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편의점을 시작하게 되었다. 원동력에 적중하는 일을 찾은 셈이다.




CHAMBER: 북촌에 자리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GS25 계동: 계획도 없이 무작정 시작해서 정신없이 일만 하다 보니 이곳에 와있었다. 당시를 떠올려보니 여러가지 조건들이 좋았던 것 같다.









CHAMBER: 일하는 재미는 돈버는 재미와 같다고 생각하나?
GS25 계동: 같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무척이나 즐겁다. 돈도 벌고 적성에도 맞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수입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몇년간은 한달에 100만원이 안되는 수익만 가져갔다. 수익이 적어도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을 했기에 힘들지만은 않았다. 60세가 넘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기에 이 일을 단순히 돈만 벌자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일하는 재미가 선행되니 돈버는 재미도 뒤따라 온게 아닌가 싶어 같다고 여긴다.


CHAMBER: 10일간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
GS25 계동: 젊은 시절에 나는 골프광이었다. 편의점을 오픈하고 10년 넘게 한번도 필드에 나가지 못했다. 휴가가 주어진다면 편안하게 쉬면서 라운딩 돌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싶다.









CHAMBER: 3년 가까이 이 곳에 방문했다. 때마다 항상 밝고 에너지가 넘친다. 가짐이 궁금하다.
GS25 계동: 나 스스로 만드는 것. 오랫동안 다양한 손님을 만나면서 수많은 일들을 겪었다. 이를테면 외상이라던가, 흔히들 말하는 진상이라던가. 돈을 주러 다시 오지 않는 일이 있어도 단 한번도 부정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나간 것에 연연하고 사람과 상황을 미워하기 시작하면 결국 가장 힘든건 나 자신이다. 그날 일어난 일은 그날 잊어버리려 한다. 때마다 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CHAMBER: 인터뷰를 하러 걸어오는 길에 길고양이들을 여럿 보았다. 고양이를 좋아하는지라 갑작스레 내가 고양이가 된다면? 이라는 질문을 하고 싶었다.
 GS25계동: 고양이가 되기 전에 사람한테 미움받지 않는 고양이 되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고운 마음을 쓰고 싶다. 그리고 사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웃음)


CHAMBER: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
GS25계동: 6월 첫째주에 큰 딸과 함께 미국으로 40일간 여행을 간다. 먼저 작은 딸이 살고 있는 시애틀을 가고 후에 알래스카를 여행하기로 했다. 15년 동안 한번도 휴가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정말 제대로 마음 먹고 계획한 휴가다. 기분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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